어느 소년의 승룡권
1990년대 초반, 전국의 게이머들을 휘감아버린 하나의 선풍이 있었다. 이제는 전설로 남은 이름 ’스트리트 파이터2’. 그 선풍에 휘말린 수많은 사람 가운데 어느 열혈 격투소년이 있었다. 소년의 사용케릭터는 류. 하얀 도복에 검은 띠를 매고 호쾌한 기술을 날리는 류가 소년의 눈에는 자신의 이상으로 비쳤었나보다. 초기의 류에겐 ’파동권’, ’용권선풍각’, ’승룡권’이라는 3가지 필살기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소년이 가장 좋아한 기술은 승룡권이었다. ’어-류겐!’이라는 호쾌한 기합소리와 함께 상대에게 어퍼를 날리며 하늘 높이 올라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필살. 위력은 전작인 1에서 대폭 하향 조정 되었지만, 그 호쾌한 몸동작과 기합소리, 기술이 발동된 순간부터는 상대의 어떠한 공격도 완전히 무시해버린다는 무적시간의 존재를 통해 승룡권은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것이다. 소년이 쓰는 승룡권은 언제나 强이었다. 물론 弱으로 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이점이 많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착지시 생기는 강승룡권의 헛점때문에 대전에서 아깝게 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주위로부터 바보스럽다는 핀잔을 들을 때마다 소년은 말했다. ”단순히 이기기 위해서 승룡권을 약으로 쓰는 것은 용납할 수 [ more… ]